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 중국, 홍콩을 차례로 꺾으며 대회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한일전을 준비하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23위)은 11일 오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남자부 2차전에서 강상윤(전북현대)과 이호재(포항스틸러스)가 나란히 A매치 데뷔골을 성공시키며 홍콩(147위)을 2-0으로 물리쳤다. 한국은 오는 15일 같은 장소에서 일본과 대회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중국(3-0 승), 홍콩(2-0 승)을 차례로 물리치고 2승을 거두며 중간 선두로 도약했다. 홍콩은 2패로 최하위로 처졌다. 12일에는 일본(1승)과 중국(1패)의 경기가 예정돼있다. 만약 이 경기를 일본이 승리한다면 나란히 2승을 거둔 한국과 일본이 마지막 경기를 통해 우승을 가리게 된다.
E-1 챔피언십은 EAFF가 주관하는 국제축구대회로 남자부는 2003년부터, 여자부는 2005년부터 시작돼 격년 개최를 원칙으로 열리고 있다. 한국, 일본, 중국이 번갈아 개최한다. 2003년 시작해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남자부 대회에서 한국은 총 5회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의 최근 우승은 국내에서 열린 2019년이었으며 2022년 대회를 우승한 일본이 ‘디펜딩 챔피언’이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위주로 대회 명단이 추려졌다. 남자대표팀은 26명 명단 중 3명의 J리거를 제외하면 모두 K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다. 이중 김동헌(인천)만 K리그2 선수이며 나머지는 모두 K리그1 소속이다.
홍 감독은 지난 중국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라인업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지난 경기서 6명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한국은 이번엔 5명(조현택, 가시마 김태현, 변준수, 서명관, 전북 김태현)이 데뷔전을 갖게 됐다.
포메이션은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스리백이었다. 골문은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이 지키는 가운데 김태현(가시마앤틀러스), 변준수(광주FC), 서명관(울산HD)이 중앙 수비수로 나섰다. 측면 수비수로는 조현택(울산HD)과 김태현(전북현대)이 선택 받았다.
중원은 나상호(마치다젤비아), 서민우(강원FC), 이승원(김천상무), 강상윤으로 이뤄졌다. 나상호는 지난 2023년 6월 페루와의 친선경기 이후 2년 만의 출전으로 홍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경기에 나선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이호재였다.
전북현대 팬들로부터 ‘제2의 박지성’으로 불리는 강상윤이 전반에는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강상윤은 전반 27분 서민우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지난 중국전에 교체 출전하며 A매치 데뷔한 강상윤은 이날 첫 선발 출전이자 두 번째 경기 만에 데뷔골을 신고했다.

강상윤은 지난 경기서 후반 19분 주민규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의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그는 그러나 한두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중국전이 끝난 후 “(A매치 데뷔전이라) 몸에 힘을 빼려고 해도 힘이 들어가더라”고 말한 강상윤은 이날은 긴장감을 덜어내고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반을 1-0으로 마치자 홍 감독은 공격적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하프타임에 양쪽 측면 수비수인 조현택과 김태현(전북)을 빼고, 그 자리에 공격수인 문선민과 모재현을 투입했다. 일본이 홍콩과의 1차전에서 6-1 대승을 거뒀기에 한국 입장에서도 더 많은 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후반에는 이기형 감독의 아들인 이호재가 추가골을 넣으며 신바람을 냈다. 이호재는 후반 22분 문선민의 크로스가 올라오자 수비수 뒤로 돌아 들어가는 영리한 움직임으로 헤더골을 성공시켰다. 이호재 역시 강상윤과 마찬가지로 지난 경기서 교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후 이날 선발 출전해 데뷔골 맛까지 봤다.
홍 감독은 후반 10분여를 남기고는 정승원까지 교체 투입, 골키퍼 김동헌을 제외하고는 A매치 경험이 없던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받은 선수들은 사력을 다해 홍 감독의 눈에 들고자 노력했지만 더 이상의 골은 나오지 않았다.
2025 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2차전
대한민국 2-0 홍콩
득점 : 강상윤(전27) 이호재(후22, 이상 대한민국)
출전선수 : 이창근(GK), 조현택(HT 문선민), 김태현(가시마), 변준수, 서명관, 김태현(전북, HT 모재현), 나상호(후35 정승원), 서민우(후28 김봉수), 이승원(후18 김진규), 강상윤, 이호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