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위기 대응, 안암–홍릉 협업 시동


지난 12일 고려대학교 생명과학관 동관 222호에서 환경 및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안암-홍릉 밸리 기초과학단지의 생태계 연구 클러스터 강와 및 연구기관 간 연구 교류 활성화를 위한 공동학술회의가 개최됐다. /사진=박준영 기자
지난 12일 고려대학교 생명과학관 동관 222호에서 환경 및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안암-홍릉 밸리 기초과학단지의 생태계 연구 클러스터 강와 및 연구기관 간 연구 교류 활성화를 위한 공동학술회의가 개최됐다. /사진=박준영 기자




[고려대=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지난 12일 환경 및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안암–홍릉 밸리 연구기관 공동학술회의가 고려대학교에서 열리며 기후·환경 연구의 현재와 과제를 점검했다. 이번 공동학술회의는 환경·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공통 과제를 중심으로 대학과 연구기관이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협력의 방향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이번 공동학술회의에는 고려대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OJERI), KIST 기후·환경연구소, KU–KIST 에너지환경대학원(탄소중립특성화대학원), 고려대 탄소흡수원특성화대학원, 국립산림과학원이 참여해 생태계 탄소순환과 기후위기 대응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연구기관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우균 고려대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장은 안암–홍릉 밸리의 협력적 연구 환경을 강조하며 이번 공동학술회의가 생태계·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적 협력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박준영 기자
이우균 고려대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장은 안암–홍릉 밸리의 협력적 연구 환경을 강조하며 이번 공동학술회의가 생태계·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적 협력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박준영 기자




개회사에 나선 이우균 고려대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장은 “안암–홍릉 밸리는 대학과 국가 연구기관이 함께 모여 있는 독특한 연구 공간”이라며 “생태계 물질순환과 기후·환경 문제는 어느 한 기관이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동학술회의가 지속적인 협력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홍승관 KU–KIST 교수는 생태계 탄소·물질 순환 연구가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이라며 안암–홍릉 밸리가 세계적 환경·기후 연구 허브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준영 기자
홍승관 KU–KIST 교수는 생태계 탄소·물질 순환 연구가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이라며 안암–홍릉 밸리가 세계적 환경·기후 연구 허브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준영 기자




이어진 축사에서 홍승관 KU–KIST 에너지환경대학원·탄소중립특성화대학원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순환경제와 자원 순환이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오늘 다루는 생태계 탄소와 물질 순환 연구는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안암–홍릉 밸리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환경·기후 연구 허브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쌓인 데이터가 드러낸 탄소의 흐름



세션 1에서는 ‘생태계 탄소 순환’을 주제로 장기 관측과 현장 실험 연구가 소개됐다. 좌장은 이승복 KIST 책임연구원이 맡았다.




손요환 고려대 교수는 15년간의 야외 장기 실험을 통해 온난화가 소나무 묘목의 생리와 생물계절에 일관된 영향을 미친다며 기후변화 평가에는 장기 현장 연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손요환 고려대 교수는 15년간의 야외 장기 실험을 통해 온난화가 소나무 묘목의 생리와 생물계절에 일관된 영향을 미친다며 기후변화 평가에는 장기 현장 연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손요환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야외에서 지구온난화를 모의한 15년간의 실험 결과를 공유하며 “소나무 묘목을 대상으로 한 장기 실험을 통해 온난화가 생리 반응과 생물계절에 일관된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자연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해 단기 연구로는 기후변화 영향을 과대하거나 과소평가할 수 있다”며 “장기 현장 연구의 축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환 KIST 선임연구원은 식물 탄소 플럭스 챔버를 활용한 '열'이라는 물리적 스트레스와 '오존(O₃)'이라는 화학적 스트레스가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복합 스트레스(compound stress) 연구를 소개하며 “식물과 토양에서 발생하는 탄소 흐름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이 탄소순환 이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 기반 관측 자료가 축적돼야 기후변화 예측 모델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종수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산림 부문 온실가스 통계를 주제로 발표하며 “산림은 중요한 탄소 흡수원이지만 중요한 탄소 저장고인 토양 탄소, 낙엽층, 고사목 등에 대한 통계는 여전히 미흡하거나 IPCC 기본값(Tier 1)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관은 “보다 정교한 산림 온실가스 통계 구축이 탄소중립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험실을 넘어 현장으로··· 기후위기 대응 연구의 방향



이어진 세션 2에서는 송철호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 연구교수가 좌장을 맡아 ‘환경 및 기후 위기 대응 연구’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재현 KIST 선임연구원은 현장 모사 기반 기후변화 실험을 소개하며 “실제 현장에서 온난화와 극한 기상을 모사해 관측한 자료가 있어야 미래 탄소순환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단순한 온도 상승 실험을 넘어 폭염과 같은 변동성까지 반영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은호 국립산림연구원 연구사는 이탄지 복원이 훼손 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고 강력한 저장고로 작동해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박준영 기자
최은호 국립산림연구원 연구사는 이탄지 복원이 훼손 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고 강력한 저장고로 작동해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박준영 기자




최은호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는 2021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수행 중인 이탄지 복원 연구를 발표하며 “이탄지는 훼손되면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지만 복원을 통해 강력한 탄소 저장고로 기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 협력 연구를 통해 이탄지 복원이 탄소중립 전략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훈 고려대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 연구교수는 생태계 물질순환 원리를 순환경제에 접목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며 두 영역의 결합이 기후위기 대응의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박훈 고려대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 연구교수는 생태계 물질순환 원리를 순환경제에 접목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며 두 영역의 결합이 기후위기 대응의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박훈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 연구교수는 생태계 물질순환과 순환경제의 연계를 주제로 “자연의 물질순환 원리를 경제 시스템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밝혔다.



나아가 박 연구교수는 IPCC 제6차 평가보고서의 근간이 된 CMIP6(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모델 상호비교 프로젝트) 모형들이 플라스틱이라는 거대한 탄소/영양염류 플럭스를 누락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CMIP7의 지구시스템모형들에는 플라스틱 추적 모듈이 통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암-홍릉 밸리의 연구자들은 치열한 토론 속에서 인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학기술의 무거운 책임을 절감했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만큼 같은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는 김진영 KIST 기후·환경연구소장의 말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지난 12일 고려대학교 생명과학관 동관 222호에서 개최된 '환경 및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제2차 안암-홍릉 밸리 연구기관 공동학술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준영 기자
지난 12일 고려대학교 생명과학관 동관 222호에서 개최된 '환경 및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제2차 안암-홍릉 밸리 연구기관 공동학술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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