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숲이 사라지면 비도 사라진다…삼림 파괴가 기후변화보다 큰 영향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브라질 아마존의 삼림 파괴가 지역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한 산림 훼손을 넘어, 숲의 손실이 건기 동안 강수량을 줄이고 기온을 높이는 등 기후 시스템을 크게 흔들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상파울루대학교(USP) 연구진이 발표한 최신 연구는 기후 변화와 삼림 파괴의 기여도를 분리해 수치로 제시함으로써, 그간 모호했던 논의에 명확한 기준을 제공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간 아마존의 건기 강수량 감소 가운데 약 74.5%는 삼림 파괴에 기인했다. 또한 건기 기온 상승분 중 16.5%가 숲의 손실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반구의 산업 활동 등에서 비롯된 전 지구적 기후 변화보다 브라질 내부의 산림 관리가 아마존의 건기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숲의 손실과 기후 변화의 효과를 수치로 분리해 ‘누가 얼마만큼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삼림 훼손의 초기 단계에서 기후 변화가 가장 극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숲의 10~40%가 사라질 때 강수량과 기온 변화 폭이 가장 크게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처음 몇 퍼센트의 파괴가 지역 기후 균형을 무너뜨리는 데 치명적”이라며 “아마존을 목초지나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것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심각한 위험을 동반한다”고 경고했다.



아마존은 단순한 탄소 저장고가 아니라 ‘스스로 비를 만드는 숲’이라는 점도 재확인됐다. 깊은 뿌리와 방대한 잎을 통해 증산된 수분은 대기를 따라 흐르며 ‘하늘의 강’이라 불리는 수증기 흐름을 형성하고, 이는 아마존뿐만 아니라 세라도 같은 외부 생태계에도 강우를 공급한다. 그러나 삼림이 줄어들면 증산 작용이 약화되고, 구름 씨앗이 줄어들며, 건기는 더 길고 혹독해진다. 화재 위험 역시 높아진다. 실제로 브라질 아마존은 1985년부터 2023년까지 원시 식생의 14%를 잃었으며, 이는 프랑스 면적에 해당하는 55만㎢에 달한다.



최근 삼림 파괴율은 감소세를 보였다. 2024년 8월부터 2025년 7월까지 훼손 면적은 4,495㎢로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하지만 화재 등으로 인한 삼림 훼손은 여전히 광범위하게 이어지고 있어 아마존의 회복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연구진은 “국지적 훼손이 숲의 탄소 흡수 능력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아마존의 기후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학문적 성과를 넘어 정책 결정자들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숲을 지키고 훼손지를 복원하며, 화재를 억제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도 강수량과 기온 조절에 효과적이라는 점이 수치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숲을 보전하는 것은 전 지구적 탄소 회계 차원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마존 지역 주민과 생태계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혜택을 준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아마존 수도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 기후총회(COP30)를 앞두고 발표된 이번 연구는 정책적 파급력이 크다. 숲을 지키는 일이 단순히 환경 보전의 차원을 넘어, 지역 기후를 지탱하고 미래의 물과 식량 안보를 확보하는 핵심 대안임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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