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그알)' 영덕 농약 음독 사건의 전말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SBS '그알' 제공)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SBS '그알' 제공)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가 오늘(23일) 밤 11시 10분, 영덕에서 발생한 농약 음독 사망 사건의 ‘둘만의 방’ 17시간 미스터리를 추적한다.

재혼 19년 차 부부의 거실에서 벌어진 비극을 둘러싼 상반된 진술과 의혹, 그리고 돈의 흐름이 가리키는 진실은 무엇인지 파고든다.

사건은 2024년 7월 2일 새벽 4시 43분, “남편이 죽었다”는 여성의 다급한 119 신고로 시작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은 거실 베란다 창 앞에 쓰러진 남성과 거실 바닥에 엎드린 여성을 발견했다.

식탁 위에는 술병과 여러 농약병, 잔으로 쓰인 대접이 놓여 있었고, 부검 결과 남성의 사인은 급성 농약 중독으로 확인됐다. 여성 역시 이송 중 구토를 반복하며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아내 박 씨의 진술은 ‘동반사망’이었다. 채무로 인한 극단적 선택을 남편 이 씨가 제안했고, 자신에게 농약을 섞은 잔을 권해 함께 마셨다는 주장이다.

새벽에 의식을 되찾았을 때는 남편이 이미 사망해 있었고, 자신은 토사 후 가까스로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편 이 씨의 자녀들은 이 주장을 의심한다. 사건 전날, 이 씨가 아내를 위로하는 문자를 보내고 중고물품 거래까지 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였다는 점, 이웃과 지인들 역시 극단 선택의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다는 점이 근거다.

이에 대해 박 씨는 CCTV를 근거로 반박한다. 사건 당일 남편이 창고에서 농약을 직접 가져오는 장면이 촬영돼 있고, 남편이 두 종류의 농약을 섞어 ‘함께 죽자’며 건넸다는 것이 사실이라는 주장이다. “일부러 적게 먹고 남편에게만 다량을 먹였다”는 의심은 억지이며, 자신은 단지 구토로 살아남았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사망 이후 드러난 재정 정황은 사건을 한층 복잡하게 만든다. 자녀들에 따르면, 퇴직 후 여유롭게 지냈던 아버지의 통장 잔액은 수백만 원에 불과했고, 급여와 퇴직금은 새어머니 박 씨 계좌로 입금돼 있었으며, 건물과 토지 등 자산도 박 씨에게 증여돼 있었다.

더불어 박 씨와 그의 지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이 씨 명의 계좌를 통해 거액의 입·출금을 반복한 흔적도 발견됐다. 여기에 박 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제보와 수상한 소문까지 더해지며, 박 씨의 인물됨과 사건 연관성에 대한 질문은 커지고 있다.

핵심은 119 신고 전까지의 ‘공백’ 17시간이다. 농약이 섞인 잔의 사용 여부, 두 사람이 농약을 각각 어느 정도 섭취했는지, 혼합 비율과 종류, 치사량·독성 분석 결과, 구토와 의식 소실의 시간대별 기록 등 과학적·법의학적 검증이 진실의 무게추를 좌우할 전망이다.

CCTV 사각지대와 휴대전화 포렌식, 통화·메시지 기록, 농약의 구매·반입 경로, 재정 거래 내역 등 객관 증거와의 정합성 역시 관건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현장 정황 재구성과 함께 전문가 자문을 통해 농약의 혼합·흡수·배설 과정과 사망 경과, 그리고 ‘동반사망’과 ‘타살 또는 방조’ 사이의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한다.

많이 본 뉴스야

포토 뉴스야

방금 들어온 뉴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