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 6회가 우소정(이보영)의 급진적 변화를 촉발한 결정적 사건들을 본격 노출하며 서사의 밀도를 끌어올렸다.
22일 방송분에서는 우소정이 조력 사망에 각성하게 된 과거의 연쇄 사건과 함께, 양신부(권해효)와 최대현(강기영)의 잇따른 자백으로 수사 판도가 요동쳤다.
이날 우소정은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던 이윤희(양조아)의 호흡기 라인에 정체불명의 약물을 투여한 뒤 경련이 멈춘 이윤희의 눈을 감기며 사망을 확인했다. 직후 반지훈(이민기)이 들이닥쳐 현행범 체포를 선언, 우소정에게 수갑을 채웠고 양신부는 경찰 동행을 자청했다.
취조에서 반지훈은 과거 우소정이 암 투병 중 사망한 어머니 사건 이후 개명한 이유를 집요하게 물었고, 우소정은 “다들 제가 범인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지금 형사님처럼”이라며 상처를 드러냈다.
어머니의 ‘뒤로 손을 묶어달라’는 요청의 의도를 알고도 방조했냐는 압박에 대해 우소정은 “죽게 하려던 게 아니었다”고 반박했고, 양신부도 “우소정은 충동을 버텨보려는 엄마를 도왔다”고 거들었다.
직접적 단서를 얻지 못한 반지훈은 2년 전 병원에서 발생한 사건들로 수사망을 넓혔다. 시한부 진단을 받은 권경미(정경순)의 딸이 치아가 뽑히고 입안이 피범벅 된 채 응급실로 실려왔을 당시, 경미는 “의학이 고통을 연장하는 고문”이라 일갈하며 “우리 아이를 죽게 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우소정은 이를 거절했다.
끝내 경미는 딸을 스스로 죽였고, “고통에서 벗어났으니 후회 없다. 고통을 다 겪어야 의미 있는 죽음이 되느냐”는 직구 같은 질문을 남겼다.
뒤이어 전신 화상으로 실려 온 동네 수리공(백성철)이 “여긴 지옥”이라며 스스로 삶을 마감하자, ‘살리는 일’에 헌신하던 우소정의 내면엔 깊은 균열이 생겼다. 수간호사(심소영)는 “그 사건 이후 우소정이 변했다”고 증언한다. 이 일련의 사건들은 우소정이 ‘생명 연장의 윤리’와 ‘인간다운 죽음’ 사이에서 조력 사망을 다시 정의하게 된 결정적 기점으로 제시됐다.
수사선은 다시 현재로 수렴한다. 반지훈은 “부검 결과가 나오면 우소정의 범죄가 명확해진다”면서도, 만약 우소정이 조력 사망을 하지 않았다면 양신부에게 혐의가 향할 것이라 압박했다.
이에 양신부는 “이윤희 씨, 제가 죽였습니다”라고 폭탄 자백을 터뜨렸다. 동시에 체포 소식을 접한 최대현도 “이번 건이 아니더라도 그동안의 안락사 사건은 내가 했다. 전 여자친구 미나도 내가 죽였다”고 자인해 파장을 키웠다. 누구의 자백이 진실을 가리는 희생인지를 둘러싼 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엔딩에서는 우소정이 벤포나비탈을 사용해 조력 사망을 시행하는 장면을 목격한 구광철(백현진)의 의미심장한 미소가 그려졌다.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해주는 마지막 선물?”이라며 엄지척을 보인 그는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까지 내비쳐 불길한 예감을 더했다.
조사실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우소정과 사건 현황판을 뚫어지게 응시하는 반지훈의 교차 장면은 남은 진실의 조각을 예고하며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철학적 울림이 큰 드라마”, “이보영, 우소정 그 자체인 압도적 연기”, “환자 서사마다 울컥한다” 등 호평을 쏟아냈다. 생사와 존엄, 법과 윤리의 경계에서 던지는 질문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는 반응이다.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양신부와 최대현의 자백 의도가 보호·은폐·책임 전가 중 무엇인지. 둘째, 이윤희 부검 결과가 수사 구도를 어떻게 뒤집을지. 셋째, 구광철의 ‘상업화’ 그림자가 조력 사망의 윤리를 어떻게 침식할지다. ‘메리 킬즈 피플’ 7회는 23일 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