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인사 모르시는 것 같아요" "우리가 개돼지인가"…실국 반발 속 경기도 인사부서 ‘일방 통보’

경기도청 내부게시판인 '와글와글'에 지난달 올라온 게시물. 
경기도청 내부게시판인 '와글와글'에 지난달 올라온 게시물.

(수원=국제뉴스) 김만구 기자 = “우리를 개돼지 취급하는 건 아닌지…” 경기도 인사부서가 전국체전추진단, 경기도서관 등 신설 조직 구성을 위해 타 부서 인력을 일방적으로 차출하자, 도 고위간부한 한 탄식이다. 실국장의 인사 권한이 크게 축소된 상황에서, 정원 감축까지 ‘사전협의 없는 통보 방식’으로 하루 만에 진행되자, 불쾌함을 넘어 황망하다는 반응이다.

경기도 인사부서는 지난달 27일, 각 실국에 과 단위와 직급까지 특정해 정원 2~5명 감축을 사실상 지시하다시피했다. 도시주택실에는 이날 오전 10시에 오후 3시까지 3명의 명단 제출을 요구했고, 경제실에는 오후 중 4명을 전출 대상자로 지정해달라고 통보했다.

환경국과 여성가족국에는 늦은 밤 연락을 취해, 다음날 오전까지 인원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사회적경제국(2명), 평생교육국(5명), 문화체육관광국(4명)에도 유사한 방식이 적용됐다. 결과적으로 하루 만에 약 60명의 인사 이동(예정)이 확정됐다. 문제는 이 조치가 전날(26일) 정기인사 전출입 신청이 완료된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실국 직원들은 “직원들과 최소한의 협의조차 없었다”, “우리가 개돼지 정도로 여기는 지”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경제실, 문화체육관광국, 평생교육국 등은 이미 8월 정기인사를 통해 전입이 예정돼 있던 직원 인사이동이 이번 조치로 무산돼 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또한, 강제 전출 대상 직원들은 “내가 이 부서에서 무슨 잘못을 했나”라는 자괴감을 느끼고, 남은 직원들은 갑작스럽게 떠난 인력의 업무를 떠맡아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놓였다.

경제실 관계자는 “휴가에서 막 복귀한 직원은 본인이 전출 대상인지조차 모른다. 말도 못 꺼냈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한 고위 간부가 행정1부지사에게 강하게 건의해 간신히 1명을 이번 차출에서 제외시켰다”고 전했다. 도시주택실에서는 어린 자녀를 둔 여직원이 예고 없이 전출 통보를 받고 눈물을 보였다고 알려졌다.

사회적경제국 한 간부는 “할 말은 많지만 언급조차 하고 싶지 않다. 소통이 완전히 단절된 상태”라고 지적했고, 교육국 관계자는 “이재명 전 지사 시절에는 인사 고충을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건의하면 곧장 불만분자로 낙인찍혀 밀려나는 분위기다. 남은 직원들도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행안부는 실국장이 팀장급 인사권을 갖지만, 경기도는 전혀 없다. 조직 운영이 지나치게 중앙집중적이고 비효율적”이라고 했고, 한 간부는 “과거 선진국형 인사 시스템에서 개발도상국형으로 퇴보한 느낌”이라고 평했다.

한 직원은 “실국장조차 사전에 내용을 몰랐다는 분위기다. 이런 방식으로는 조직 관리가 제대로 될 수 없다”고 한탄했다.

청내 게시판 ‘와글와글’에도 불만이 거셌다. 인기 게시물 1위에는 “도지사님은 고시 출신에 기재부 장관까지 지내셨지만, 경기도 인사 시스템을 너무 모르는 듯해 안타깝다”는 댓글이 달렸고, “절대 깨지지 않는 접시 같은 인사행정, 탐욕이 조직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도 올라왔다. 주로 4~5급 이하 승진 등에 특정부서를 거친 직원이 집중적으로 발탁되거나, 핵심부서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해 특정계파 인사 등이 전보돼서다.

청내 일부에서는 북부특별자치도 준비나 공항 건설 사업 등 도지사 정책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부실한 인사 시스템’을 지목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도지사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인사 카르텔이 실재하는 것 같다”며 “직원들의 불만이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도 인사부서 관계자는 “오는 12일 확정되는 조직개편과 중순 정기인사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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