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식품 시장, 10년 내 2.5배 성장 전망…“가격 장벽 낮춰야 지속 가능”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비건 식품 시장이 2025년부터 2034년까지 약 2.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조사기관 투워즈FNB(Towards FnB)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비건 식품 시장이 2025년 2,238억 달러에서 2034년 5,588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며,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10.7%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확산, 그리고 친환경 식생활에 대한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비건 식품 시장 규모는 2,022억 달러였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약 10%에 달하며, 향후 10년간 지속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 특히 북미 지역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비건 식단이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로 확산되면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 성장의 주요 동력은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 변화다. 육류 생산 과정에서의 동물 학대, 환경오염,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식물성 대체 식품에 대한 수요로 이어졌다. 또한 비건 식단이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 일부 암 예방에 긍정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알려지며 건강상의 이점을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채택이 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성장의 이면에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비건 식품, 특히 유제품이나 육류 대체품은 생산 공정상 원가가 높아 소비자 가격도 일반 제품 대비 비싸다. 이러한 가격 장벽은 비건 식단을 시도하려는 소비자들의 진입을 어렵게 만든다. 특히 외식이나 여행 등 실생활 상황에서 경제적인 비건 옵션이 부족해 채식 실천을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유통망 측면에서도 변화가 진행 중이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이 여전히 주를 이루고 있지만, 향후에는 온라인 유통 채널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브랜드의 비건 식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은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제품군별로는 유제품 대체품 시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식물성 음료, 치즈, 요구르트, 버터 등은 일상 식단의 필수 요소로 간주되며, 해당 제품군에서의 기술 혁신이 시장 확장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콩, 세이탄, 퀀 등으로 만든 육류 대체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식감·맛·외형 면에서 실제 고기와 유사한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비건 식품 브랜드들도 경쟁적으로 시장 진입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는 고기 대체품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유럽의 ‘오틀리(Oatly)’는 생산능력 확충에 나섰다. 인도의 경우 ‘소셜(SOCIAL)’ 같은 외식 브랜드가 비건 메뉴를 한정 판매하는 등 외식 시장에서도 관련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가격 접근성’ 확보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식물성 원료라는 이유만으로 가격이 비싸면 소비 대중화를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량 생산을 통한 단가 절감, 로컬 원료 활용, 정부의 세제 혜택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소비자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 비건 식단이 단순히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식문화라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한 정보 제공과 캠페인이 요구된다. 특히 식품 제조사와 유통사는 맛과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낮춘 ‘대중형 비건 제품’ 개발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다.



비건 식품 시장은 단순한 식습관을 넘어 윤리, 건강, 환경이라는 다층적인 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이 성장이 일시적 유행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가격과 유통의 장벽을 허무는 정책적·산업적 접근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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