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한 컵, 그 이상의 예방…안동시, 폭염 대비 ‘온열질환 감시체계’ 조기 가동
9월 30일까지 응급상황 실시간 대응…보건당국 “예방이 가장 강력한 치료”
경북 안동시(시장 권기창)가 해마다 반복되는 여름철 폭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예년보다 앞당겨 본격 가동했다. 시 보건소는 19일, 해당 감시체계를 오는 9월 30일까지 조기 운영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예방 캠페인이 아니라, 실시간 의료 정보 공유와 환자 발생 추적을 포함한 적극적인 공공의료 시스템이 작동에 들어간 것이다.
이번 감시체계는 안동병원, 안동의료원, 안동성소병원 등 지역 주요 병원과 안동시보건소, 경상북도, 질병관리청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폭염에 따른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 온열질환 발생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환자 발생 시 신속히 정보를 공유해 후속 대응에 나선다.
“폭염은 예측 가능한 재난”…지자체 선제 대응 본격화
폭염은 단순한 불쾌한 날씨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폭염을 ‘자연재해’로 분류하고 있으며, 특히 야외 노동자,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에게는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심각한 건강 리스크다.
실제로 보건당국에 따르면, 온열질환은 대부분 야외 작업장이나 논밭, 공사 현장 등에서 낮 시간대 발생하며, 기온이 33도를 넘어설 경우 발생 빈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더욱이 열사병은 체온 조절 기능이 마비되면서 사망률이 10%를 넘어서는 중증 질환이다.
안동시보건소 관계자는 “폭염은 단순한 자연현상처럼 보이지만, 그 피해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재난’”이라며 “이번 조기 감시체계 가동은 단순 감시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직접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예방은 실천에서 시작’…시민 행동수칙 중요
온열질환은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다. 보건소는 시민들에게 △하루 8잔 이상의 물 섭취 △햇볕이 강한 시간대(낮 12시~오후 5시) 외출 자제 △야외 작업 시 자주 휴식 △양산과 모자 등 햇빛 차단 용품 사용 △기상청 폭염특보 수시 확인 등 기본 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마셔야 한다”고 강조한다. 갈증은 이미 체내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또한 카페인 음료와 술은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후위기 시대, 지역 의료 대응도 진화해야
기후 변화가 심화되면서 폭염 일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단순히 한여름의 불편함으로 여길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에 따른 새로운 보건 위협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안동시의 이번 조치처럼, 지역 차원의 선제 대응은 향후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지자체가 응급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감시체계를 운영하는 것은 데이터 기반 공공보건 전략의 실험대이자 중요한 전환점이다.
“그늘에서 10분 쉬는 것, 물 한 컵을 더 마시는 것, 모자를 쓰는 것 — 이 작은 행동들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안동시보건소의 당부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올여름, 우리가 건강하게 넘기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예방의 첫걸음이다, 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