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귀포에는 온(溫)정 가게가 있습니다.

서귀포시 복지위생국장 강현수
서귀포시 복지위생국장 강현수

살면서 누구나 방향을 잃고 헤맬 때가 있다. 마주치는 많은 시련과 문제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할 때가 많고, 점점 더 문제의 깊이는 깊어지고, 세상의 변화는 더 빨라지고, 조금만 속도를 못 맞춰도 도태될 것 같은 우리의 삶은 늘 긴장의 연속인 것 같다.

지난 9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자살률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부동의 1위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전국 평균이 28.3명인데 제주는 34.7명으로 가장 높았다.

그 이유는 경찰청 통계를 보니까 2023년 제주지역 자살자의 동기는 경제생활 문제(35.5%)가 가장 많았고, 이어서 정신과적 문제(31.3%), 육체적 질병 문제(14.2%)였다.

최근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숨진 지 20여 일이 지난 뒤에 발견이 되었다. 빚에 시달리다 어머니 명의의 아파트까지 가압류되자 살길이 막막한 모자는 세상과의 이별을 선택했는지 모른다.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와 지방정부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우리 시는 복지 매니저 사업, 아동 틈새 돌봄, 다문화 엄마 학교, 장애인 병원 동행 서비스 등 타 시도와 차별화된 특색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올해 5월부터 시작한「서귀포 온(溫)정 가게」 시범사업이 벌써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온정 가게란 편의점이나 식당, 마트 등을 지정해 갑작스런 위기상황에 처한 시민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빠른 복지정보 제공과 함께 지역사회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시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바로바로 돕는 ‘민관협력 복지 플랫폼 사업’이다.

누구나 제보로 어려운 이웃을 바로 도울 수가 있다는 게 매력인데 현재 지정된 온정 가게(46개소)를 좀 더 확대해서 자원이 부족한 읍면지역의 접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지난 두 달 동안 45명이 이용을 했다.

경기가 어려운 요즘에는 더 힘든 사람들이 많은데 이럴 때일수록 가정과 사회에서 좀 더 따뜻하게 손을 잡아 준다면 외롭고 고립된 이웃들이 최악의 상황만은 피해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자살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지옥 같은 시간이 끝난 후 인생이 다시 얼마나 좋아지는지 그동안의 경험으로 항상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명언이 한 줄기 빛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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