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9일 이른 아침, 기자는 ‘2025 세계유산축전 –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특별탐험대Ⅱ’ 동굴탐방에 직접 참여했다.[사진=문서현 기자]](https://www.gukjenews.com/news/photo/202507/3329862_3450427_5149.jpg)
![2025년 7월 19일 이른 아침, 기자는 ‘2025 세계유산축전 –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특별탐험대Ⅱ’ 동굴탐방에 직접 참여했다.[사진=문서현 기자]](https://www.gukjenews.com/news/photo/202507/3329862_3450428_5224.jpg)
(제주=국제뉴스) 문서현 기자 = “우와아—!”
제주의 땅 아래, 검은 입처럼 열려 있던 동굴 입구 앞에서 20명의 참가자들이 일제히 숨을 삼켰다. 굳은 용암이 세월을 품어낸 그 거대한 입구는 단순한 지형이 아니었다. 마치 지구가 천천히 뱉어낸 태초의 숨결처럼, 보는 이를 압도했다.
2025년 7월 19일 이른 아침, 기자는 ‘2025 세계유산축전 –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특별탐험대Ⅱ’ 동굴탐방에 직접 참여했다. 일 년에 단 한 번, 일반인에게만 한시적으로 허락되는 특별한 코스. 웃산전굴과 김녕굴, 그리고 용암교, 북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2시간의 여정을 함께했다.
"오늘 이 길은 당신들에게 하늘이 허락한 시간입니다"
이날 오전 8시 40분. 탐험대가 만장굴로 향하는 버스 안. 유리창을 세차게 때리는 장대비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오늘 못 들어가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채 가시기 전, 출발 시각인 오전 9시 정각,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하늘이 거짓말처럼 열렸다.
어느새 비가 그쳤고, 햇살이 고요히 길을 비췄다. 마치 동굴이 우리를 기다린 것 같았다. 비에 젖은 흙길, 후끈한 공기. 그럼에도 참가자들의 표정은 비보다 더 뜨겁게 타올랐다. 누구나 긴장했고, 누구나 설렜다. 그리고 그 설렘의 문을 연 이는 해설사 한호범 선생이었다.
“이곳은 살아있는 시간입니다”
![일 년에 단 한 번, 일반인에게만 한시적으로 허락되는 특별한 코스. 웃산전굴과 김녕굴, 그리고 용암교, 북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2시간의 여정을 함께했다.[사진=문서현 기자]](https://www.gukjenews.com/news/photo/202507/3329862_3450429_5243.jpg)
![일 년에 단 한 번, 일반인에게만 한시적으로 허락되는 특별한 코스. 웃산전굴과 김녕굴, 그리고 용암교, 북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2시간의 여정을 함께했다.[사진=문서현 기자]](https://www.gukjenews.com/news/photo/202507/3329862_3450430_5316.jpg)
“1946년, 김녕초 교사 부종휴 선생과 제자 30명으로 꾸려진 ‘꼬마탐험대’가 이 동굴을 처음 밝혔습니다. 횃불 하나에 의지해 짚신을 신고, 기록반과 보급반까지 나눠 탐사했죠.”
그의 설명이 이어질수록 참가자들은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만장굴’이란 이름은 ‘길다’는 뜻의 ‘만(萬)’과, 동굴 입구를 뜻하는 제주어 ‘만쟁이거멀’에서 유래한 ‘장(丈)’이 합쳐진 말입니다. 길이는 약 7.4km, 세계에서 12번째로 긴 용암동굴이죠.”
이렇게 만장굴의 역사와 만장굴이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과정을 들은 참가자들의 눈빛은 점점 깊어졌다.
한호범 해설사의 설명이 끝나자 한 초등학생이 나지막하게 "선생님 저 진짜 꼬마 탐험대가 된 것 같아요. 빨리 동굴 안으로 들어가요"
![일 년에 단 한 번, 일반인에게만 한시적으로 허락되는 특별한 코스. 웃산전굴과 김녕굴, 그리고 용암교, 북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2시간의 여정을 함께했다.[사진=문서현 기자]](https://www.gukjenews.com/news/photo/202507/3329862_3450431_5338.jpg)
![일 년에 단 한 번, 일반인에게만 한시적으로 허락되는 특별한 코스. 웃산전굴과 김녕굴, 그리고 용암교, 북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2시간의 여정을 함께했다.[사진=문서현 기자]](https://www.gukjenews.com/news/photo/202507/3329862_3450433_5410.jpg)
현장을 울린 아이의 목소리는 마치 1946년의 그날을 다시 꺼낸 듯, 모든 이의 마음을 뜨겁게 흔들었다.
광주에서 세계자연유산축전 중 동굴탐험을 위해 제주에 친구랑 함께 왔다는 한 대학생은 "이번 탐방을 통해 제주를 좀 더 깊이 알 수 있었다"며 "만장굴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신비로움을 지진 장소지만, 그 역사와 전설을 듣고 나니 더욱 특별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꼭 특별탐험대에 참여해 제주의 용암동굴의 매력에 푹 빠져보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이렇게 다 함께 만장굴의 탐험이 끝나고 우리는 김녕굴로 이동했다.
만장굴을 지나 김녕굴로 향하는 길. 이곳은 신화가 살아 숨쉬는 동굴이다. 오래전, 거대한 구렁이에게 마을을 바치기 위해 소녀가 제물이 되었고, 이를 퇴치한 판관의 이야기가 전설로 전해진다.
누군가에게는 전설이고, 누군가에게는 민담일 그 이야기들이 이날은 모두 진짜처럼 다가왔다. 돌의 온기, 물 흐르는 소리, 어둠 속 벽면에 반사되는 손전등 불빛 하나까지… 동굴은 그 자체로 이야기였다.
![2025년 7월 19일 이른 아침, 기자는 ‘2025 세계유산축전 –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특별탐험대Ⅱ’ 동굴탐방에 직접 참여했다.[사진=문서현 기자]](https://www.gukjenews.com/news/photo/202507/3329862_3450435_5450.jpg)
![2025년 7월 19일 이른 아침, 기자는 ‘2025 세계유산축전 –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특별탐험대Ⅱ’ 동굴탐방에 직접 참여했다.[사진=문서현 기자]](https://www.gukjenews.com/news/photo/202507/3329862_3450436_5517.jpg)
대전에서 오롯이 동굴의 신비함을 느끼기 위해 왔다는 30대 직장은은 "용암동굴의 깊이 만큼 제 생각도 깊어졌다"며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진짜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탐험 내내 즐거워했다.
그러면서 "5천원은 너무 싼거 아니예요. 내년에 또 다시 올거에요"라며 크게 웃었다
제주에 산다는 한 가족은 “아들이 울산에서 대학을 다니는데 동굴에 관심이 많아 신청해 아들과 함께 왔는데, 제주도에 이렇게 놀라운 세계가 있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단순한 관광을 넘어, 이날의 탐험은 제주의 역사와 자연, 전설을 직접 ‘몸으로 읽는’ 경험이었다. 이렇게 만장굴은 그저 관광명소가 아니 제주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중요한 장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광주에서 세계자연유산축전 중 동굴탐험을 위해 제주에 친구랑 함께 왔다는 한 대학생은 "이번 탐방을 통해 제주를 좀 더 깊이 알 수 있었다"며 "만장굴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신비로움을 지진 장소지만, 그 역사와 전설을 듣고 나니 더욱 특별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사진=문서현 기자]](https://www.gukjenews.com/news/photo/202507/3329862_3450437_5537.jpg)
# 탐방객 "오길 잘했어요"…한호범 해설사 "부종휴 선생과 꼬마탐험대 꼭 기억해줍써양"
탐방이 끝난 12시 즈음 탐방객들의 등줄기엔 땀이 번졌고, 옷은 젖었지만, 모두가 똑같이 말했다. "오길 잘했다. 내년에는 워킹투어 전 구간을 꼭 걸어볼거에요"
이 말 끝에 한호범 해설사는 "내년에 우리 또 만납시다. 만장굴을 세상에 있게한 부종휴 선생님과 우리 꼬마탐험대를 잊지 말아줍써양"하며 탐방객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오늘 동굴 탐방은 단순한 탐방이 아닌 모든 이들에게 기억이 되었다. 그리고 분명한 건 이 기억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일 년에 단 한 번, 일반인에게만 한시적으로 허락되는 특별한 코스. 웃산전굴과 김녕굴, 그리고 용암교, 북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2시간의 여정을 함께했다.[사진=문서현 기자]](https://www.gukjenews.com/news/photo/202507/3329862_3450438_5610.jpg)
한편 2025 세계유산축전-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지난 4일부터 22일까지 19일간 제주의 세계자연유산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민영뉴스통신사 국제뉴스/startto2417@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