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국제뉴스) 최윤제 기자 = 폴란드가 한국산 K2 전차의 추가 도입을 공식화하며 새정부 출범 이후 첫 대형 방산수출 계약이 확정됐다. 현지시간으로 7월 2일,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현대로템과의 K2 전차 2차 계약 협상이 완료되었으며 곧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계약 체결식은 양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며,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추후 공개될 계획이다.
폴란드는 지난 2022년, 급격히 높아진 안보 위기 속에서 한국 방산업체들과 포괄적 합의 성격의 총괄계약(Framework Contract)을 체결한 바 있다. 같은 해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 4개 무기체계에 대한 1차 이행계약을 순차적으로 체결했고, 이후 K9 자주포(2023년)와 천무(2024년) 2차 계약도 이어졌다. 이처럼 대규모 방산계약과 신속한 사업 이행은 전 세계가 ‘K-방산’에 주목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당초 K2 전차 역시 다른 무기체계와 비슷한 시기에 2차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폴란드형 K2 전차(이하 K2PL)의 개발과 현지생산이 포함되면서 협상 범위와 계약 규모가 확대돼 협상 기간이 장기화됐다. 결국 이번 발표로 2차 계약이 최종 확정되면서 한-폴 방산협력은 한층 강화됐다.
이번 계약은 방산업체뿐 아니라 방위사업청, 국방부, 외교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육군 등 정부 부처와 유관기관이 ‘원팀’으로 협력한 결과로 평가된다. 양국 모두 새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는 적극적인 기술이전과 군사협력을 약속하고 방산수출 금융지원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폴란드의 신뢰를 얻었다.
1차 계약이 국내 생산된 완제품을 수출하는 형태였다면, 이번 2차 계약은 폴란드군의 요구에 맞춘 K2PL 개발과 국내 생산분 인도, 그리고 폴란드 현지에서의 조립생산을 포함한다. 이에 따라 폴란드 내 K2 전차 생산시설도 구축될 예정으로, 총괄계약에 포함된 1,000대 물량의 후속 계약 이행 가능성을 높이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이번 계약은 유럽연합(EU)이 올해 3월 발표한 ‘유럽 재무장 계획’과도 맞닿아 있어 의미가 크다. K-방산의 강점인 우수한 성능과 경쟁력에 더해, 상대국이 요구하는 맞춤형 개량과 현지생산을 결합한 이번 모델은 유럽 각국은 물론 NATO 차원에서도 새로운 방산 협력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K2 전차 2차 수출계약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민·관·군이 힘을 모아 방산수출의 불씨를 이어간 성과”라며 “K2 전차가 한국뿐 아니라 유럽의 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2차 계약으로 한국 방산은 유럽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게 됐으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관계는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